<문> 당년 26세의 미혼여성으로 사범학교를 졸업하고는 교직을 잡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딴 직원들과 친근하게 또 기관장에게는 동생같이 귀여움을 받으면서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기관장은 저에게 몹쓸 짓을 사무실에서 하려 들지 않았겠습니까. 저는 단연 항거함으로써 무사하게는 되었습니다만 그런 일이 있은 후 그는 저를 빈정대고 학대하고 모욕하는 것이었습니다. 불미스러운 소문이 돌자 결국 타교로 전근함에 이르렀습니다. 신임지에 간 지 얼마 안되어 기자들의 시끄러운 심문이 자주 있었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백일하에 모든 것을 명백히 가리려고 친지를 통하여 그를 만나 담판을 짓기로 했습니다. 저의 집으로 갈 것을 요구하였는데 그는 끝내 음식점으로 가자하여 그만 그의 암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폭력 때문에 유린당하였습니다. ...... 만사를 조용하게 묵살하여야겠습니까. 복수를 하여야겠읍니까.
<답> 어리광은 당신의 부모 앞에서나 부리십시오. 사회생활 속에서는 천진한 어리광은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남의 비웃음거리나 이리떼의 침을 돋구는 것 밖에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합니다. 명랑한 것과 어리광과는 반드시 구별되어져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기관장에게 귀염을 남달리 받았다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가져 온 것입니다. ...... 몇 마디 소문이 났던들 당신 자신이 깨끗했다면 시간이 해결했을 것을 공연히 따져보긴 무엇을 따져본단 말입니까. 당신의 전(前) 기관장은 역시 당신은 자기에게 관심과 호기심에 끌리어 만나자는 것으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실수를 합리화하려 하지 마시고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간다고 확신을 가지십시오. 지나간 일에 매어서 너무 괴로워하다가 자기의 커다란 일생을 희생시키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 '나의 호소', [여원] 1959년 11월호, 339쪽.
이상훈(문학평론가) : 매춘부에게 가서 잤다고 해서 순결이 깨졌다는 것은 말이 안돼요. 순결성은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 남자가 매춘부에게 가는 것과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가는 것과는 케이스가 절대 다릅니다. ...... 남자의 생리문제도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고 매춘부제도라는 것을 알아야해요.
김래성(작가) : 매춘부에게 갔다는 행위는 전연 정신적인 문제는 떠난 것입니다. 자극을 받아가지고 서로 연연한 생각은 마찬가지이지만 여자보다 남자가 더 참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니까 전연 정신적인 면은 떠나서 생리적으로 매춘부를 건드린 행위가 좋다고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쁘지만 약혼자와 순결을 유지하는데는 하등 관계가 없다. ...... 생리학적 견지로 볼 적에는 일종의 생리적 배설이거든요. 아침 저녁으로 변소가는 것이나 코가 나올 적에 코푸는 그러한 행위로 돌릴 수 있지 않을가. .... 오다가 생리적 충격을 이기지 못해서 간 것이니까 코푸는 것이나 토이는 것과 같다고 하면 그렇게 비난받지 않아도 좋지 않을가 합니다.
- '좌담회 - 새세대를 위한 윤리와 생리의 대화', [여원] 1957년 4월호, 82~83쪽.
아버지는 딸에게 "(만약 직업을 갖더라도) 직장 이외의 장소에서 밤늦도록 있지 말 것"을 당부하고 "최고의 교양을 쌓아도 여자가 돌아갈 곳은 결국 가정"임을 상기시켰다. 반면 어머니는 딸에게 "너는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연마했으며 그러한 수련 속에서 향기로운 품위를 높이고 세련된 감정으로만이 얻을 수 있는 지도를 담당하게 되는 날 엄마는 엄마가 저지를 옛 과오를 네가 대신하여 씻어주리라고 믿어도 좋겠지. 아무쪼록 조심성 있게 쉬지 말고"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 [여성, 전쟁을 넘어 일어서다], 2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