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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古典)의 현실
thinking | 2004/10/06 14:00
네이버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고전(古典)의 뜻으로 1. 옛날의 법식이나 의식. 2. 고대의 전적(典籍). 3. 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서, 후세 사람들의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 특히 문예 작품을 이른다고 나온다. 즉, 한 마디로 읽어 볼 가치가 있고 읽어야 하는 책들을 일컫는다. 고전의 범위를 둘러싸고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고전이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상식으로 존재한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무엇인가를 설명하거나 멋진 비유 문장을 쓰고 싶을 때 인용하는 것들은 대부분 이 고전 속에서 가져오는 것이다. 그래서 변신(카프카), 인형의 집(입센), 돈키호테(세르반테스), 적과 흑(스탕달), 파우스트(괴테), 좌와 벌(도스토예프스크), 아큐장전(루쉰), 삼국지연의(나관중), 서유기, 1984년(조지 오엘), 구운몽(김만중),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구토(사르트르) 등 문예 작품들부터 리바이어던(홉스), 국부론(스미스), 과학혁명의 구조(쿤), 종의 기원(다윈),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베버), 미국의 민주주의(토크빌),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슬픈 열대(레비-스트로스), 영국노동계급의 형성(톰슨),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브로델), 유토피아(모어), 사기열전(사마천), 군주론(마키아벨리), 삼국유사(일연) 등의 사상서들까지 고전의 제목과 저자들은 우리에게 친근하다. (여기 언급한 고전들은 지금 생각나는 것을 적은 것이라서 고전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할 수 없음) 그리고 일정한 혹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내용들과 결론들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미 책의 내용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서 이러한 고전을 직접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그점은 나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고전을 직접 읽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은 고전들의 다이제스트 판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학교 시험에 출제되는 고전일수록 이런 현상은 특히 심하다. 부분을 읽었기 때문에 다시 읽기 귀찮을 뿐만 아니라 내용을 아는데 왜 또 읽겠는가? 답만 알면 되는 것이다.
요새 대학 입학에서 논술 시험을 보면서 고전에 대한 강조를 해온지도 멀게는 10년 정도 되는거 같다. 그리고 새로운 대학 입시 정책은 독서교육을 중점으로 간다고 한다. 아마도 앞으로 고전을 파는 출판사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릴지도 모른다. 아니다, 고전을 다이제스트로 요약해 놓은 책을 파는 곳이 성공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제 고전의 의미는 바뀌고 있다. 굳이 직접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책이 고전인 것이다.
이렇게 된데는 고전이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하는데 시험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 되어버린 것도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동기가 있어야 책을 읽는다. 억지로 읽어야 한다고 채근하면 그만큼 읽기 싫어지는 것이 책이다. 고전을 한 묶음으로 괴롭히지 말고 그냥 놔두는 것이 오히려 고전이 '제대로' 읽히는 길이 아닐까 한다.

蛇足 : 맥락 없는 주제지만 알바를 하면서 평소에 느낀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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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사람 사랑 ... 배움과 생각 2004/10/11 03:51 x
제목 : 고전 읽기, 아이랑 해볼까?
어떤 장단에 춤을 추라고?!? 나 자신, 고전을 별로 좋아하지도, 그리고 좔좔 읽지도 않았다. 내가 접한 고전들은 러시아 문학처럼 인물들 이름 외우기도 쉽지 않은 책들이거나 고리타분한 옛얘
happyalo 2004/10/11 03:49 L R X
하~ 저도 많은 경우 다이제스트판을 읽어버린 거 같습니다. 아님 아예 안 읽었거나. 그러니 줄거리는 대충 알지만 거기서 끝~이죠. ^^
고전을 한 묶음으로 괴롭히지 말고 그냥 놔두라는 표현이 재밌네요. 고전 읽기에 대해서 포스팅을 했다가 여러분한테서 좋은 생각을 많이 얻었었는데... ^^
happyalo 2004/10/11 03:52 L R X
다른 분들의 얘기도 링크나 트랙백으로 걸려 있는 포스팅을 트랙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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